바이러스학의 역사

Koch의 가정

1880년대 Robert Koch와 Louis Pasteur가 질병의 세균이론을 제안한 것에서 기초하여 Koch의 가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4개의 기준을 세워 감염성 병원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인데요 지금도 어떠한 특정 병원체가 질병의 원인인지 밝혀내는 하나의 기준으로 종종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Koch의 가정은 다음 4가지입니다. (1) 병원체는 동일한 모든 질병의 사례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2) 병원체는 감염된 숙주로부터 분리되어 in vitro 상에서 성장해야 한다. (3) 순수 배양된 병원체는 건강한 숙주에 전염시켰을 때 같은 병이 발병되어야 한다. (4) 실험적으로 겸염된 숙주에서는 다시 처음과 동일한 형태의 병원체가 검출되어야 한다.

TMV의 발견으로 시작된 바이러스의 정의

Koch의 가정 이후 파스퇴르가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광견병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였으나 박테리아 등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와 바이러스간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892년 러시아의 식물학자 Dimitri Iwanowski는 질병에 걸린 담뱃잎 추출물이 가장 작은 크기의 세균도 걸러내는 필터를 이용해도 계속해서 질병이 전파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세균보다 작은 감염체가 있다는 것을 파악해냅니다. 당시 디미트리는 이것을 액체성 병원체라고 불렀지만 이것이 현대적인 바이러스의 개념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후 1909년 Karl Landsteiner와 Erwin Popper가 척수성 소아마비 역시 필터를 통과하는 병원체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바이러스의 존재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게됩니다.

박테리오파지의 발견

1915년 Frederick Twort와 1917년 Felix d’Herelle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이들은 이것을 발견한 이후 d’Herelle가 이를 박테리오파지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 뜻은 박테리아를 포식하는 포식자라는 뜻으로 현재는 박테리오파지가 생명공학 분야에서 phage display 기법 등을 통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숙주를 이용한 연구

1881년 루이파스퇴르는 광견병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당시 바이러스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으나 루이파스퇴르는 광견병이 무언가에 의해 계속해서 전염되어 나간다는 사실은 명확하게 주장해왔습니다. 루이파스퇴르는 이러한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광견병을 유발시킨 토끼의 척수를 건조시켜 약독화된 바이러스 표본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약독화된 이 표본을 다른 동물들에게 접종했을 때 독성이 있는 실제 광견병 바이러스로부터 이 표본이 동물들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현대적 의미에서 보면 약독화된 생백신의 개념이었습니다. 19세기 후반에는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는 동안 황열병이 유행이었습니다. 이 질병은 미국으로 점점 퍼져나갔고 이에 1890년 Walter Reed는 쥐를 이용한 전이실험을 통해 황열병의 원인은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1937년 Max Theiler는 닭의 배아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증식해 나가면서 약독화된 백신 17D virus strain을 생산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성공한 백신은 지금에도 사용되고 있을만큼 잘 만들어진 살아있는 숙주를 이용한 연구 결과입니다.

동물세포를 이용한 바이러스 생산

현대에 이르러서는 바이러스를 동물세포를 이용해 생산하는 기술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자체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소단위체를 만들어내거나 바이러스의 일부분을 발현시켜 백신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합니다. 살아있는 동물 숙주를 이용한 바이러스 연구보다는 동물세포 배양을 통한 바이러스 연구를 하게되면 숙주 간 개체 차이에 의한 오류를 줄일 수 있고 개체수준에서 복잡성 때문에 나타나는 여러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동물세포를 이용하게 되면 동물을 이용한 연구에서 나오는 윤리적인 문제들을 피할 수 있으므로 현대 생물학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한 연구들이 동물세포를 이용한 연구들로 많이 대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