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들

암 유발 바이러스

과거 실험동물들에서 종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들이 확인되면서 연구자들은 바이러스가 암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지금까지 EBV, HBV, HCV, HHV-8, HPV, HTLV 등이 종양형성에 관계가 있다고 확인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암을 유발하는 과정은 복합적인 과정으로 바이러스가 무조건적으로 종양을 직접적으로 형성한다는 것이기 보다는, 바이러스가 종양 형성 단계들과 연관관계가 있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EBV와 종양

EBV는 Epstein-Barr virus로 1964년에 아프리카 버킷림프종 환자로부터 얻은 림프아세포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습니다. 1962년 Dennis Burkitt은 아프리카지역에서 말라리아 분포도와 유사하게 악성 림프종이 퍼져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버킷은 이 종양이 인도에서는 드물지만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인도 어린이에게서도 발견이 되어 지역적인 특징 때문에 환경에 의해 이러한 종양이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처음에는 말라리아 모기에 의해 EBV가 퍼져나가면서 버킷림프종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는 정답이 아니었습니다. EBV는 전 세계에 존재하지만 버킷림프종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퍼져있지 않습니다. EBV는 B림프구와 상피세포 두 종류의 세포에 친화성을 보입니다. 상피세포에서는 바이러스 입자가 만들어지는 생산적 감염이 일어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설로는 EBV가 거대한 B림프구 집단을 불멸화 시키면서 동시에 말라리아가 T세포 면역억제를 유발시키면서 버킷림프종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또다른 가설로는 말라리아가 여러 B세포 클론들을 활성화시켜 c-myc 전위가 이미 일어난 세포를 불멸화 시킨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세번째 가설은 EBV는 단순히 지나가는 바이러스이고 버킷림프종에는 이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도 존재합니다. 현재 첫번째나 두번째 가설로 EBV와 버킷림프종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HBV와 간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종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또 다른 바이러스는 HBV입니다. Hepatitis B virus인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암과 상관관계가 매우 깊습니다. 우리 몸 속 간은 대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인데 간세포에 감염되어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7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HBV는 수혈이나 장기이식 과정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예전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오늘날에는 주사기나 주사바늘을 재사용하거나 성행위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엄마로부터 아기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 형태도 존재한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BV가 감염되면 대부분은 90% 이상 면역력을 얻게 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감염되었을 때 완전히 회복한 후 재감염을 막아주는 면역 체계가 형성됩니다. 그런데 1%의 사람들에서는 급성간염이 와서 간 기능부전으로 치사율이 90%가 넘는 사망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외 약 9%의 사람들은 보균자로 증식이 유지되지만 죽지는 않는 상태로 HBV를 보유하고 있게 됩니다. HBV 역시 이 바이러스가 간암을 무조건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간암 유발 단계에서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간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됩니다. HBV의 감염은 나이가 어릴수록 만성 감염의 위험이 커집니다. HBV는 1%의 환자에서 아주 심각한 치사율을 보이지만 백신이 잘 구비되어 있는 바이러스로 HBV는 선제적인 예방이 가능한 바이러스이기도 합니다.